제주도 '15분 도시 구상수립' 용역 재공고..."개별 기관 물색 중"

주.이엔건축사사무소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 정책인 '15분 도시' 구현을 위해 지난달 발주한 연구용역에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9일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를 통해 '15분 도시 제주 기본구상 및 시범지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재공고했다.
이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20일간에 걸쳐 접수한 해당 용역이 무응찰로 유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용역은 사업비 5억원을 투입해 1년간 수행하는 과업으로, 향후 10년을 바라본 '15분 도시 제주 기본구상'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3개년으로 수행될 '15분 도시 제주 시범지구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도는 용역을 통해 그간 모호하게 표현돼 온 '15분 도시'의 개념과 비전을 제시하고, 제주지역 생활서비스 현황 및 접근성 등을 분석해 생활권 계획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계획이다.
다만, 생소한 분야를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적정한 연구기관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의 경우 국내 다른 도시와 다르게 면적이 상당히 넓어 모든 지역에서 15분 내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 애초에 15분 도시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업 내용이 변경된 것은 없지만, 재공고와 함께 용역을 수행할 만한 후보군을 설정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간 15분 도시와 관련한 국내 사례가 없다보니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공고를 통해 수행기관을 물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15분 도시'란 15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한 범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정하고, 주민들이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교육, 의료, 공원, 문화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프랑스의 학자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가 처음 제창한 뒤 2020년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Anne Hidalgo) 시장이 '내일의 도시 파리' 정책 공약으로 도입하면서 구체화됐다.
'15분 도시'는 도시생활의 관점을 건물 위주의 시스템에서 사람 위주의 환경을 고려한 삶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철학적·생태적 관점에서 인간의 개인적 삶의 욕구를 15분 내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 6.1지방선거 때 15분 도시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