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0일 윤석열 퇴진 요구 촛불집회
어린이-청소년 등 다음세대 적극참여 눈길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12.3 내란 사태를 주도한 윤석열 정권을 향한 분노의 촛불이 연일 제주를 달구고 있다. 걱정과 분노라는 감정을 품고 모여들었지만, 촛불집회는 살아있는 민주주의 축제의 장이기도 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광장에서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를 개최했다.

제주행동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한 직후부터 매일 촛불집회로 제주시청 광장을 메우고 있다. 전날에 이어 수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국회 차원의 탄핵을 촉구하고 나섰다.

남녀노소, 각계각층을 가리지 않고 참여한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촛불을 불태웠다. 손에 든 팻말에서는 번뜩이는 해학과 풍자가 엿보였다.

시청 앞 번화가 거리를 지나가던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탄핵구호를 외쳤다. 약속장소를 일부러 촛불집회 현장으로 잡는 청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br>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br>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집회 초기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향했던 분노는 탄핵소추안을 무산시킨 여권에까지 번졌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내란범을 척결하라' 등의 외침 뒤에는 '위헌정당 국민의힘 해산하라' 구호가 덧붙었다.

대표 발언에 나선 이상씨는 "불법 비상계엄으로 수 만 명이 학살된 제주에서 내란 계엄을 옹호한 것은 경악스러운 수준"이라며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한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학살집단 서북청년단의 모습이 뭐가 다른가"라고 규탄했다.

이씨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제주에서의 정치인으로 남고자 한다면 즉각 탈당하고,  제주도의회는 탈당을 거부하는 국민의힘 도의원을 제명하라"고 성토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이번 내란의 주역들에 대한 '제주명예도민' 박탈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 현장은 어린이·청소년 등 다음 세대의 주역들이 한 축을 이뤘다.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br>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br>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엄마와 함께 집회를 찾은 주아련(11) 어린이는 "대통령은 원래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데, 지금의 대통령은 국민들을 계속 힘들게 하고 있다"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싶은 생각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교복을 입고 추위를 이겨내던 김유정(18) 양은 "모레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데,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컸다"며 "영화 '서울의봄'을 인상 깊게 봤는데, 영화 속에서의 일이 실제로 일어나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너무 속상해서 우리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친구들과 동참했다"고 했다.

집회 말미에 참석자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과정에서도 앳된 청소년들의 발언이 연이어 쏟아졌다.

고등학교 2학년 최서원양은 "겨울임에도 많은 분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민주적인 대한민국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며 "계엄령이 내려지고 학교에서 모두 불안에 떨고 있는데, 시위에 나오는 저를 친구들이 응원해줬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을 응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을 마쳤다는 또 다른 청소년은 "예비사회인으로서 내가 살아갈 세상을 내 손으로 바꾸자는 생각에 시위에 나왔다"며 "학교에서 국회의원이란 국민의 대표라고 배웠는데, 다음 세대에게 보여주고 싶은 정치가 고작 이것 뿐인가. 더이상 이런 행보를 보이면 당신들은 더이상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 짐'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제주행동은 오는 13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14일에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시간에 맞춰 총력집회를 예고했다.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br>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br>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헌법 계엄시도 윤석열 즉각퇴진 제주도민대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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