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7월중 공고해 2034년까지 토지 매입 절차

한반도 유일의 마르(maar)형 제주 하논분화구 핵심지역 공유화 작업이 시작된다.
제주도는 조만간 하논 핵심지구(논농사지역) 토지 매입을 공고할 계획이다. 매입 예정 토지는 논농사가 이뤄지는 핵심지구 500여필지 약 20만㎡다.
제주도는 공고 이후 감정평가 등 행정 절차를 거쳐 토지주와 매입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핵심지구의 99%가 사유지로, 제주도는 2034년까지 사유지를 모두 사들여 공유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토지주가 개인에서 행정으로 바뀔 뿐 기존 농민들의 논농사 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관광 연계나 모내기 체험 등을 통해 하논분화구 핵심지역 보존·이용 계획도 토지 매입 과정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하논분화구 관련 기본계획 용역을 토대로 곧 하논분화구 핵심지역 토지 매입을 공고해 토지 매입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 사이에 위치한 하논분화구는 3만년~7만6000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 마르형 분화구다.
용암이나 화산재 분출 없이 지하 깊은 땅에서 가스나 증기가 한꺼번에 폭발해 생성된 화산체로 연구되고 있다.
화산분출 이후 화구 호수 바닥에 꽃가루와 지질학적 분진 등이 퇴적돼 있어 동아시아의 기후변화와 식생 등 정보가 담긴 ‘생태계 타임캡슐’이라고도 불린다.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처럼 과거 하논분화구에 직경 1km가 넘는 호수가 존재했는데, 약 500년전 논농사를 위해 제주 사람들이 화구호 벽을 허물어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논농사를 위해서는 습지처럼 물이 고여야 하는데, 제주는 화산섬 특성상 투수율이 높아 논농사가 가능한 땅이 거의 없던 당시 제주의 사람들의 선택이다. 하논분화구 핵심지역에는 하루 1000~5000리터에 달하는 용천수가 분출돼 논농사가 가능하다.
10여년 전에는 하논분화구에 야구장을 건설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개발보다는 보전이 더욱 중요하다고 도민들의 의견이 모였다. 다만, 제주에서도 보기 드문 논농사 구역을 유지할지, 과거 호수의 모습으로 복원할지 등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제주도는 ‘하논분호구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해 올해 4월 용역진으로부터 결과를 받았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난 5월 하논지구발전협의회와 면담도 이뤄졌고, 제주도는 우선적으로 사유지 매입이 필요하다는 용역진의 의견을 토대로 7월중 토지 매입을 공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