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케이션 in 제주](2) 지역과 호흡하는 새로운 관광 아이디어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에게 ‘제주 프리미엄 관광 프로그램’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12박 13일 동안 머리를 맞대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베타테스트까지 진행했다. 배움과 쉼을 통한 청년 프로그램 L.E.A.P에 참여한 이들이다. 제주 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청년 유출 문제를 청년의 시각으로 풀어보기 위한 배우면서 쉬는 여정, 런케이션이다. 두 차례에 걸쳐 이들의 수요자 중심의 아이디어들을 소개하며 ‘더 나은 제주 관광’의 실마리를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제주 말차 한 잔을 수확부터 내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수확 체험, 말차 페어링, 차를 즐기는 스테이, 나만의 찻잔 만들기가 이어지는 1박 2일 스토리텔링형 투어’
‘미션 기반의 제주 탐험을 유도하는 관광 챌린지 플랫폼’
‘아침런부터 제주 줍깅, 글쓰기하며 소셜링까지 취향에 맞춘 사람들이 모인 런케이션 프로그램’
‘고요한 마을 한경면 조수리를 쉼의 장소로 마을 곳곳을 탐사하고, 일상과 성찰 질문카드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마을 일손 돕기까지 하는 지역 연결형 여행 큐레이션’
청년들에게 제주 프리미엄 관광 프로그램 기획을 맡기자 나온 결과물이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30일까지 런케이션을 통해 함께 논의하고, 제주 곳곳을 방문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이들이 참여한 L.E.A.P 프로그램은 배움과 쉼을 통한 청년 프로그램으로 제주 관광산업의 가치를 이해하며 청년의 시각으로 제주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한다는 취지다.
이들이 제주에 12박 13일 동안 머물면서 함께 고민하고, 주제에 맞는 공간들을 직접 방문하며 제주관광의 현실을 살펴보고, 지역을 깊게 이해하고,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과정이 곧 새로운 형태의 관광, 런케이션이다. 제주 외 지역에서 35명, 도내에서 3명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최초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워크숍, 제주4.3과 곶자왈 등 제주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팸투어, 각 분야 전문가들의 특강과 퍼실러테이팅 등이 이어졌다. 참가 청년들은 직접 부딪치면서 아이디어의 현실 가능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다양한 분야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온라인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와 기록을 위한 커스텀 필름, 카메라, 큐레이션 가이드북 등이 포함된 아카이버 키트 △게스트하우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역주민의 클래스와 자기 탐색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공간 운영 △유명 관광지가 없는 마을로 여겨졌지만 사실 마을이 가진 고유의 공간을 탐색하고 주민들의 일손을 돕는 ‘마을 주민과 함께 마을을 걷다’ 프로젝트가 제안됐다.
또 △함께 실천하며 성장하는 기수제 런케이션 커뮤니티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장소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형 플랫폼 △성향 심리테스트와 제주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여행 코스 제공 △원도심의 역사적 공간에서 청년들을 유입하기 위한 음악, 음료, 소셜링 기반 네트워킹 실험 △차 재배 농가와 지역주민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차 체험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이 결과물로 나왔다.
조금만 더 고도화를 하면 당장 실행가능한 현실성 있는 구상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관광자원 발굴 과정에서 도내외 청년들의 관광분야 창업 또는 지역 내 유관기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취업 연계까지 이뤄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제주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프리미엄 관광 가치를 만드는 청년 예비창업가들을 위한 성장지원금을 제공하는 지역혁신프로젝트 청년특화패키지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의 도전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도내 청년들의 거주 지속과 도외 청년들의 유입과 정착 기반을 조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서울에서 온 이다은(27)씨는 “제주에서 열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꼈고 제주 로컬이 잘 활성화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며 “원래 정착 생각이 없었는데,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착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과제빵이라는 전공 분야의 감각을 키우는 동시에 제주를 더 알아가고 싶은 계기가 됐다”(백관열, 23)는 의견, “퇴사를 하고 저를 회복하는 시기에 좋은 도약의 시간이 됐다”(성은지, 25)는 반응도 있었다.
김경준 제주인적자원개발위원회 부장은 “외부에 있는 청년들의 시각으로 제주의 자원 발굴을 통내서 궁극적으로는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사업 기획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청년들은 사업에 대한 기획력을 키우면서 역량을 갖추게 되는 일 경험의 측면에서 유익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궁극적으로 워케이션과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서 계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