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까지 갓전수교육관…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제작 시연’

모자의 나라 조선. 가장 가운데가 옥로립(박쥐문양 갓)이다. 가장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자관, 사립, 백립, 포립, 전립, 포립, 주립, 사립이다. ⓒ제주의소리
모자의 나라 조선. 가장 가운데가 옥로립(박쥐문양 갓)이다. 가장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자관, 사립, 백립, 포립, 전립, 포립, 주립, 사립이다. ⓒ제주의소리

모자의 나라로 불린 조선에서도 관모 생산의 중심지였던 제주가 지켜온 ‘관모공예’를 소개하고 그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특별전시가 열린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갓전시관(남조로 1904) 내 갓전수교육관은 오는 11월 8일까지 국가무형유산 갓일(양태) 보유자와 이수자가 함께하는 ‘제주가 지켜온 관모공예’ 특별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제주 지역 장인들이 이어온 전통 관모 제작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한국의 전통 모자인 ‘갓’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지만, 갓과 함께 쓰이는 관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갓과 함께 쓰이는 망건과 탕건 등 다양한 관모는 오랜 세월 제주 장인들의 손끝에서 제작돼 왔다. 망건은 상투를 틀고 머리카락을 간추리기 위해 이마 위에 두른 띠, 탕건은 보통 갓을 받쳐 쓰기 위해 착용하는 모자다.

이번 전시는 이 같은 대중문화적 관심을 계기로 관모 제작에 담긴 장인정신과 지역적 특수성을 새롭게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기간 국가무형유산 양태장 보유자인 장순자 선생과 이수자 양금미 씨는 매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관모 제작 시연에 나선다. 이들은 전국 유일 ‘갓전시관’을 지어 제주가 가진 관모 제작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장 선생은 외할머니인 고(故) 강군일 여사(1883년~1952년)와 초대 국가 지정 국가무형유산인 어머니 故 고정생 보유자(1907년~1992년)에 이어 양태를 짜고 있다. 여기에 딸인 양금미 이수자가 4대째 갓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제주의 역사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작 시연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진짜 갓을 착용해 볼 수 있는 ‘갓 착용 체험’도 운영된다. 장인들이 정성들여 만든 전통 관모의 형태와 착용감을 직접 느껴보는 등 우리 옛 문화의 품격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갓전수교육관 전화(070-8656-6885)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제주에는 국가무형유산 ‘망건장’ 강전향·전영인 기능보유자, 국가무형유산 ‘탕건장’ 김혜정 기능보유자와 김선이 기능이수자가 대한민국 관모공예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국가무형유산 ‘갓일(총모자장)’ 강순자 선생도 제주에서 활발한 전승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갓전시관 전경. ⓒ제주의소리
제주시 조천읍 갓전시관 전경. ⓒ제주의소리
원형망건. 사진=강전향 보유자. ⓒ제주의소리
원형망건. 사진=강전향 보유자. ⓒ제주의소리
국가무형유산 '탕건장' 기능보유자 김혜정 선생이 제작한 3단 정자관(왼쪽)과 탕건. 특히 정자관을 만드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만큼 정성을 쏟아야 한다. 얇디 얇은 말총과 바늘을 가지고 집중하다보면 눈은 금세 피로해지고 손가락 마디는 굳어간다. ⓒ제주의소리
국가무형유산 '탕건장' 기능보유자 김혜정 선생이 제작한 3단 정자관(왼쪽)과 탕건. 특히 정자관을 만드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만큼 정성을 쏟아야 한다. 얇디 얇은 말총과 바늘을 가지고 집중하다보면 눈은 금세 피로해지고 손가락 마디는 굳어간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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