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측 이상영 후보-찬성측 이정주 후보...대명그룹, 사업 관련 입장 발표 여부 관심

제주동물테마파크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서 차기 이장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 결과에 따라 개발사업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7일 조천읍 선흘2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4대 선흘2리장 후보 등록을 6일 마감한 결과 기호 1번 이상영 후보와 기호 2번 이정주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상영 후보는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위원, 이정주 후보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사실상 개발사업에 대한 찬반측 대리전이다.

선흘2리는 2017년부터 재개된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으로 주민간 고소와 고발이 이어졌다. 2019년 10월에는 찬‧반측에서 각각 이장을 뽑아 한 마을에 이장이 2명인 상황까지 펼쳐졌다.

올해 7월20일에는 개발사업과 관련해 제주서부경찰서가 마을사무소를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서류 등을 확보하는 일도 있었다. 법원에서는 주민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정현철 이장은 “봉합되지 않은 갈등으로 인해 마을 주민과 행정기관 등에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9월1일 자진 사퇴했다.

이장 공백 사태가 석 달 넘게 이어지자, 마을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가까스로 이장 선거 일정을 잡았다. 선거운동 기간은 7일부터 16일까지다. 선거는 17일 치르기로 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마을 갈등의 불씨가 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원희룡 도지사는 11월15일 이른바 송악 선언의 후속조치로 “사업자 측이 지역주민과 람사르습지위원회와의 진정성 있는 협의 없이는 사업변경을 승인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제주도는 2018년 11월16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검토과정에서 ‘지역주민 및 람사르습지도시 관계자와 협의해 진행할 것’을 조건부로 의결한 바 있다.

2019년 4월과 12월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변경에 따른 환경보전방안 검토 단계에서도 ‘반대대책위 주민 및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와의 협의내용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사업자는 지역주민과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와의 진정성 있는 협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이장까지 자진사퇴하면서 사업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대명그룹도 원 지사의 송악 선언 발표이후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주)대명티피앤이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2리 58만㎡부지에 총사업비 1670억원을 들여 사파리형 동물원과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명티피앤이는 사업 계획을 변경해 제주도에 환경보전방안 이행계획서를 제출했다. 제주도의 자료 검토와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추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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