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목장 보전정책 워크숍 개최

하원마을공동목장.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하원마을공동목장.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지난 수십년 간 관광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제주도내 30개의 마을공동목장이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초지의 환경적 가치를 인정하고, 마을공동목장의 보전정책과 생태적 활용방안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1일 '제주도 중산간 보전을 위한 마을공동목장의 생태환경 보전정책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은 올해 주요 사업으로 진행됐던 마을공동목장 자연환경실태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마을공동목장 보전을 위한 정책과제, 생태적 활용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제발표는 '마을공동목장의 자연환경과 관리실태 그리고 정책과제'라는 주제로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이 나섰다. 지정토론자는 강영식 생태문화체험골 촌장,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대표, 김태수 한라생태체험학교 대표, 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 안경아 제주연구원 연구원이 참석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도내 51개 마을공동목장 중 도내 51개 마을공동목장 중 도순,하원,삼달,신례,상가,상명,회천,하도,상덕천,평대리 마을목장 등 10곳을 정해 생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개의 목장에서 총 476종의 식물과 133종의 곤충이 확인됐다.

도순공동목장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애기뿔소똥구리가 확인됐고, 하원 공동목장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두점박이사슴벌레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비바리뱀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중산간 지대 이상의 목장지대나 초원지대에서 발견되는 비바리뱀은 공동목장이 개발되거나 숲으로 변화되면서 멸종위기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연구진은 일제강점기인 1943년 제주지역 마을 공동조합 수는 123개로 기록돼 있으나 현재는 51개만 남아있어 58.5%의 마을공동목장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 중에서도 대형개발사업 등으로 사라진 마을공동목장은 총 30개에 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마을공동목장이 개발되면서 초원지대에 사는 고유한 생물종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제주도가 가진 중요한 자산인 생태적 다양성의 손실을 입힌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지난 11일 열린 제주도 중산간 보전을 위한 마을공동목장의 생태환경 보전정책 워크숍.
지난 11일 열린 제주도 중산간 보전을 위한 마을공동목장의 생태환경 보전정책 워크숍.

양수남 국장은 발표를 통해 "세계의 초원지대는 기후적인 특성으로 생성된 데 비해 제주의 초원지대는 방목과 화입 등 목축활동과 중산간 지대의 지질적 특성 때문에 생성됐다"며 "제주의 초원은 자연적으로 놔두면 숲이 되지만, 방목과 화입 등의 인위적인 개입 때문에 초원지대로 남아있는 2차 초지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산간지역의 경우 대규모의 용암류가 흐른 곳이 많아 넓은 용암 평원이 만들어졌고 지반이 바위지대라서 농사를 짓기 어려워 주로 목축의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더더욱 초원지대가 유지됐다"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제주도의 초지 면적은 전국초지 면적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 초지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마을공동목장"이라고 전제했다.

양 국장은 "제주의 마을공동목장은 초원지대를 지키는 핵심축이며 오름, 곶자왈, 습지, 동굴, 하천을 포함한, 자연 생태적으로도 우수한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생물상 조사결과를 봐도 그렇다"며 "마을공동목장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대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목장에 대한 자연환경 실태 전수 조사를 통한 보전정책 수립 △국공유지 소유의 공동목장에 대한 개발사업 제한 △마을공동목장의 초지에 대한 공익형 직불제의 도입 △마을공동목장의 초지에 대한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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