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12.14 탄핵 가결로 사실상 종결
지체 없는 “내란가담자 처벌, 사회대개혁” 요구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서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온 국민이 마음 졸이며 지켜본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의 결과는 ‘탄핵 가결’로 결정났다. ‘12.3 내란 사태’로 국내뿐만 아니라 우방국 미국까지 충격에 빠뜨린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은 12.14 탄핵으로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면서, 나침반은 자연스레 조기 대선을 향하게 됐다.
많은 제주도민과 국민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지난 2016년 촛불혁명을 반면교사 삼아, 2024년 빛의 혁명 이후 탄생할 다음 정부는 피부로 체감할 만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전념할 것을 바라고 있다.

14일 오후 4시, 윤석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1주일 전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무산된 사례가 있기에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 집회는 제주시청 별관 앞 도로를 막고 진행했지만, 14일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10차 제주도민대회’는 시청 본관 주차장까지 비웠다.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만명을 훌쩍 넘겼다. 경찰과 주최 측 모두 박근혜 탄핵을 외친 8년 전 촛불집회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1947년 3.1절 기념대회, 1987년 6월 민주항쟁, 2016년 촛불집회를 잇는 제주의 역사적인 순간이다.
14일 제10차 제주도민대회는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여성들이 다수 눈에 띄었지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함께 하면서 ‘광장의 힘’을 보여줬다. 탄핵 가결 결정 이후 곧바로 진행된 행진은 버스 차로를 제외한 나머지 2개 차선을 사용할 만큼 인파가 몰렸고, 법원 사거리를 돌아오는 행진이 끝나도 많은 인원이 다시 모여서 기쁨을 공유했다.


제주의 정당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제주지역 20개 단체가 모인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는 1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내란 수괴 윤석열은 더 이상 국민과 맞서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 당론으로 탄핵안을 반대하며 윤석열 내란 행위에 동조한 국민의힘은 해체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는 신속하고, 지체 없이 심리를 진행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시켜야 한다. 또한 수사기관은 내란 수괴 윤석열과 주요 가담자들을 즉각 체포해 구속 수사하고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 국회의원 3인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정의당 제주도당, 소나무당 제주도당 등 제주 정치권도 “국민과 제주도민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다음 절차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남았다. 일부 헌법재판관들이 보수 성향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직 헌법재판소장들은 한 목소리로 탄핵 사유를 인정하는 등 여론은 ‘파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조기 개선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중앙 정치권도 곧바로 반응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은 탄핵 가결 당일 언론을 통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고, 홍준표·오세훈 등 국민의힘 잠룡으로 꼽히는 인사들도 혼란스러운 당내 상황에 주목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들이 각종 응원봉과 조명 기구를 들고 나선 ‘2024년 빛의 혁명’으로 탄생할 차기 정권은, ‘2016년 촛불혁명’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권을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과감히 나서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에 힘입어 출범했고, 이후 총선과 지방선거까지 승리하며 확실한 주도권을 가졌다. 외교·국방·코로나19 대처 등 주목할 만한 성과도 거뒀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한 부동산 정책과 윤석열·최재형 등 인사 실패, 무엇보다 미진한 개혁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대통령을 탄핵당한 정당이 5년 만에 다시 집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14일 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야5당 대표 자격으로 오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촛불혁명으로 세상이 바뀌는 줄 알았지만, ‘권력은 바뀌었는데 왜 나의 삶은 바뀐 것은 없느냐, 이 사회는 왜 바뀌지 않았느냐’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질타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도 이런 인식, 흐름과 이어진다.
이번 12.14 탄핵소추안 가결은 1차전 승리일뿐 아직도 갈 길이 남았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광장과 제주도민의 힘으로 만든 탄핵안 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윤석열 신속 파면, 내란가담자 엄벌 뿐만 아니라 2차 탄핵거부로 내란정당임을 입증한 국민의힘은 해체해야 한다”며 “모든 정당·정파는 당리당략 말고 시민의 편에서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에 나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오는 17일(화), 19일(목), 21일(토) 오후 7시 제주시청 광장에서 ‘윤석열 구속·파면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제주도민대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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