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권퇴진 제주행동 제12차 도민대회 19일 개최
“윤석열 등 내란범 척결,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강조

200표를 간신히 넘겨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윤석열은 헌법재판소 요청에 협조하지 않고 수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제대로 된 수사를 위해 추진하는 내란 특검도 권한대행 행정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내란 혐의를 거부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통령 직무는 정지됐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광장에 모인 제주도민들은 ‘윤석열 퇴진, 내란범 척결, 국민의힘 해체’라는 목표를 위해 포기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19일(목) 오후 7시부터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제12차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이하 제주도민대회)를 가졌다.
제주행동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화요일·목요일 주중에도 제주도민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대회는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주말만큼 많은 인원이 모이진 않았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내란 사태에 계속 분노하며, 새로운 세상을 위해 포기하지 말자는 연대의 뜻을 공유했다. 현장에서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따뜻한 보리차를 준비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제주도민대회는 참가자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고민을 꾹꾹 눌러 담아 준비한 글을 읽는 학생부터 즉흥적으로 마이크를 잡은 학생까지, 저마다 다른 모습이지만 마음은 같았다.
연설자로 나선 신성여고 1학년 강채연 양은 “부끄럽지만 저는 이 나라가 싫다고 많이도 말하고 다녔다. 그러나 85명이 반대한 탄핵소추안을 보면서,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간 사람들을 보면서 자꾸만 실망감이 드는 것을 보니 저는 사실 이 나라에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현재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특히 “윤석열이 나라를 얼마나 퇴보시키려고 했는지, 인권을 짓밟겠다고 어떻게 선언했는지 안다. 만약 그날 밤 국회로 달려간 사람들이 없고, 담을 넘은 국회의원들이 없었다면 제가 생명의 위협 없이 광장에서 말할 수 없었다는 것도 안다”며 “이렇게 제가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지도 안다”고 강조했다.
강채연 양은 “화요일과 오늘도 광장에 나온 것은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계엄에 동조하는 사람들이나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저의 호오와 관계없이,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의 동료 시민이다. 하지만 저는 죽어도 그들을 민주시민으로 칭하진 않을 것이다. 진정 민주시민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역사를 알고 의무를 알며 알기를 선택하고 말하기를 선택한 광장에 연대하는 사람들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인을 ‘대정읍에서 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라고 소개한 김지영 씨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한 그날, 안 그래도 바쁜 저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귤을 따고 오후에는 택배를 보내고, 투잡으로 어린이집 학원 차량 운행도 하고 있다. 그리고 저녁에는 집회에 나오고, 다시 새벽에 포장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너무나 힘든 농민의 삶은 윤석열의 한 마디로 더욱 피폐해졌다”고 분노했다.
김지영 씨는 “그래도 국민들이 모여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절반의 저녁 시간이 생겼다. 우리가 온전한 저녁을 쟁취하려면 윤석열을 무조건 끌어내리고 국민의힘을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영주고 재학생 안재진 군은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대한민국 국회를 힘으로 강제로 장악하려 한 윤석열 내란 수괴와 내란 수괴를 감싸고도는 국민의힘은 모두 법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역사적으로 4.19혁명, 4.3사건, 5.18민주항쟁, 6월 민주항쟁 등을 통해 우리는 선배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윤석열 퇴진으로 인해서 우리가 얻어낸 것은 민주주의다. 우리 후배들, 미래에 태어날 후손들을 위해 이런 민주주의를 물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과목 시험을 끝내고 왔다는 대학생 현태 씨는 “광장 바깥에 있던 (소수자) 존재들이 광장 안으로 들어오고 그 목소리들이 이렇게 평등하게 외칠 수 있는 이런 광장의 민주주의 문화가 너무나 소중한 것 같다”며 “윤석열 탄핵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가 광장에 계속 모여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이날 대회에서는 재일본제주4.3유족회 회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재일본제주4.3유족회는 제주4.3유족회와의 교류를 위해 제주를 방문했다.
단상에 선 고원수 유족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제주4.3 75주기 추념식에 참가했을 때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바로 서북청년회를 재현하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일은 그 동안의 4.3 추념식에서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그것은 바로 윤석열 정권이 등장해서 벌어졌다”며 “윤석열 탄핵 집회를 최근 일본에서도 개최했다. 오사카에서 제주 사람이 가장 많은 츠루하시역에서 열었는데 100여명이 모였다. 오사카와 한국은 조금 멀지만 마음은 하나이다. 윤석열이 체포되고 퇴진할 때까지 함께 싸워 나가자. 평화를 위한 싸움에서 우리 함께 힘을 합쳐 나가자”라고 힘차게 외치며 큰 박수를 받았다.



제주시민 송기남 씨도 “윤석열을 감옥에 보낼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 민중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고 외쳤다.
제주여상에 재학하는 두 학생도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해제된 3시간 동안 두려움과 공포에 떨어지만 윤석열이 내뱉은 말은 가벼운 사과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무능하다고 느꼈고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느꼈다”며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제주행동은 21일 토요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도민대회를 개최한다. 이와 별개로 제주촛불행동(촛불행동) 등 단체는 20일(금)에 ‘도민과 함께하는 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제주촛불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