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과 제주/시민광장의 힘] ③ 제주 출신 부승찬 국회의원(경기 용인시 병)

“대한민국의 역사를 50년 전으로 되돌리는 참담한 연말을 보냈다. 동정하고 싶어도 동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혹할 만큼의 뼈를 깎는 혁신과 개혁이 필요하다.”

‘12.3 내란 사태’로 우리나라가 혼돈에 빠졌다. 소규모로 진행되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는 비상계엄 사태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집회로 확대됐다.  

2024년 12월14일, 두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의결되던 순간 제주시청 광장에 모인 수많은 도민들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이날 집회는 민주화 이후 제주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다. 

국회는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차근차근 밝혀나갔다. 특히 천공의 대통령실 이전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름을 알린 국회 국방위원회 부승찬(54, 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 병) 의원은 전문성을 갖춘 정치인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부승찬(경기 용인시 병) 국회의원. / 출처 = 부승찬 국회의원 블로그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병력동원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한 민주당 부승찬(경기 용인시 병) 국회의원. / 출처 = 부승찬 국회의원 블로그

12월5일 국회에서 계엄사령관을 맡은 선배 군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게 비상계엄 사태 해결을 위해 철저한 수사를 요구해야 한다며 울먹인 그다.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제주의소리]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그는 “지난 12월이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참담한 연말이었다.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 등 참사로 우리나라가 50년 전으로 회귀하는 듯 했다”고 말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출신으로 세화고등학교를 졸업한 부 의원은 공군사관학교 43기로, 장교로 군대에서 나라를 지키다 소령으로 전역했다.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정치를 할 경우, 자신이 출마하려는 지역구와의 인연만 강조하는 일부 정치인들과 달리 부 의원은 자신이 제주 출신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국회의원-국방부장관의 정책보좌관 등으로 경험을 쌓은 부 의원은 2020년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제주시 을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당시 재선에 나선 오영훈 의원(현 제주도지사)과의 당내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부 대변인으로 일한 그는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때 경기도 용인시 병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현재 국회 국방위 민주당 간사를 맡아 맹활약하고 있다.

군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에 배정된 그는 ‘12.3 내란사태’ 국면에서 국민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군 생활, 국회의원-국방장관 보좌관을 하면서 쌓은 전문성을 토대로 송곳 질문을 퍼부은 탓이다. 

민주당은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추미애 단장, 박범계·서영교 부단장)’도 꾸렸는데, 부승찬 의원도 가세, 힘을 보태고 있다. 이소영·박선원 간사와 강유정 대변인, 양부남·이건태·이상식·김태성·신현성·노승일 위원 등이 진상조사를 위해 함께 밤을 새우고 있다.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12월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때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발언하는 부승찬 의원. / 출처 = 부승찬 국회의원 블로그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12월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때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발언하는 부승찬 의원. / 출처 = 부승찬 국회의원 블로그

‘12.3 내란 사태’에 대해 부 의원은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예고해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직접 TV로 시청했다. 우리나라 군이 또 정치에 휘둘린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안타까웠다. 바로 국회로 이동하면서 ‘다시 집으로 못 돌아가겠다’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다만, 존경하는 우리나라 군 장병들이 ‘국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국회에서 마주친 군 장병들은 제가 기대하던 그런 군인의 모습이었다”며 양심있는 군 장병들 덕분에 국회에 출입,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부 의원은 “(비상계엄의) 위법과 (위법에 대한) 항명. 그 짧은 시간 외줄타기하듯 고뇌하고 힘들어하는 군 장병들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몇 안되는 정치군인에 의해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군인들의 명예가 속된 말로 ‘도륙’된 기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장성인 선배 군인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설전을 벌여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꼬집었고, 박안수 계엄사령관의 지시도 없이 국군 방첩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등의 군 부대가 움직였다는 점을 토대로 더 윗선이라고 할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을 ‘12.3 내란 사태’ 중심에 세웠다. 
  
극비 임무를 담당하는 국군 정보사령부 산하 특수임무대(HID) 일부가 ‘12.3 내란 사태’ 때 소집 대기, 사전 인민군 군복 주문해 받았다는 정보를 토대로 비상계엄 선포 명분용 북한 개입 위장·유도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했다. 또 HID가 정치인 등 주요 인물 체포조로 동원됐다는 의혹도 있다. 

정곡을 찌르는 그의 말에 힘이 실리면서 제주를 비롯한 전국의 광장, 길거리의 밤은 촛불과 응원봉으로 더욱 밝게 빛났다. ‘윤석열 탄핵’,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며, 국민들이 전문성을 갖춘 정치인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부 의원을 꼽을 정도로 응원의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한달 정도 지난 시점에 부 의원은 ‘강물’을 언급했다. 

부 의원은 “흐르는 강물의 물줄기를 바꿀 수 없듯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용돼야 하고, 우리나라가 올바르게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라며 “기각된다면 우리나라는 다시 한번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와 구속, 탄핵 인용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민의 목소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내란 사태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혁신과 개혁도 필요하다. 군뿐만 아니라 권력 기관들에 대한 개혁이다. 동정하고 싶어도 동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혹할 만큼의 사법적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다시 우리나라가 도약할 수 있는 2025년이 돼야 한다. 저도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정확히 한 달. 내란수괴 윤석열은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도 버티고 있다. 법정에서 내란수괴로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때까지는 결코 끝난 게 아니다.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 후속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부승찬 의원 / 출처 = 부승찬 국회의원 블로그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 후속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부승찬 의원 / 출처 = 부승찬 국회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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