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대왕수천 순환수세식 화장실 “정화 안 돼” 지적
서귀포시 “위생 문제없어 우려 X, 불편 없도록 매일 관리 중”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최근 제주도민 A씨는 서귀포시 예래동 대왕수천예래생태공원 화장실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변기 물을 아무리 내려도 더러운 물만 가득 차올랐기 때문입니다.

화장실 입구에 ‘이곳은 순환수세식 화장실로 물 색깔이 탁할 수 있습니다. 이용하는데 참고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적혀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정화되지 않은 물로 보였던 것입니다.

A씨가 [제주의소리]에 보내온 영상에는 수차례 물을 내려도 흙탕물 같은 색깔의 물만 가득 차오르고 변기 물통에는 기름 막이 보일 정도로 지저분한 물이 차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탁한 수준을 넘어 오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A씨는 독자의소리 제보를 통해 정화 과정 없이 물을 재사용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A씨는 “오수가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기 물로 사용할 경우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며 “서귀포시가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정화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을 내리기 전 상태(사진 왼쪽)와 물을 내린 뒤 새로운 물이 차오르는 모습. ⓒ제주의소리
물을 내리기 전 상태(사진 왼쪽)와 물을 내린 뒤 새로운 물이 차오르는 모습. ⓒ제주의소리

순환수세식 화장실은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자체 처리시설에서 정화해 화장실 세척수로 재이용하도록 하는 일체형 시설입니다. 즉 오수를 재사용하는 시스템이 갖춰진 화장실입니다.

상수도와 하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공원이나 등산로에 설치할 수 있으며, 오폐수 유출 등 환경오염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전국 각지 국립공원 등에서 도입,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대왕수천 화장실의 경우 오수를 재이용했다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관련해 서귀포시는 “보이는 것과 다르게 위생 우려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물 색깔이 탁한 이유를 물으니 “최근 관리업체가 바뀐 이후 처리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처리업체와 컨설팅을 진행해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수질 관련 민원이 자주 들어오고 있어 매일같이 대왕수천 화장실 현장을 살펴보고 깨끗한 물을 보충하고 있다. 관리 중이니 이용객께서 위생 문제를 우려하지 않으셔도 괜찮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은 지 15년 정도가 돼 노후화된 시설이다. 이에 순환 방식이 아니라 상하수도관을 연결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이용객 불편이 없게끔 계속해서 매일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1100고지 휴게소 화장실 역시 무방류 순환수세식 시스템이 적용된 화장실입니다. 사진=제주도.
1100고지 휴게소 화장실 역시 무방류 순환수세식 시스템이 적용된 화장실입니다. 사진=제주도.

도내 순환수세식 시스템이 적용된 화장실은 여러 곳입니다. 제주 한라산 진달래밭과 윗세오름 화장실도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입니다. 두 화장실은 각각 2020년과 2022년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5월 한라산 1100고지에는 겨울철 송수관 결빙과 갈수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이 새롭게 설치됐습니다. 하루 5000명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오수를 재사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악조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순환수세식 화장실. 오수를 다시 이용하는 만큼 걱정 없게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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