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23회 이곳만은 지키자’에 서귀포 솔숲-해안사구 포함

도로 개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서귀포시 100년 솔숲과 잔디광장, 그리고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사구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선정 ‘제23회 이곳만은 지키자’에 선정됐다. 전국 9개 선정 지역 가운데 제주가 2곳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올해 제23회를 맞는 ‘이곳만은 지키자’에 서귀포학생문화원 맞은 편 솔숲과 잔디광장이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시민이 자연과 문화유산의 주인이 됩니다’라는 주제로 활동하는 비영리 민간운동단체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정부로부터의 간섭과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추구한다.
이번 응모는 지난 7월 3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공동주최하고 환경부, 한국환경기자클럽이 후원하며 진행됐다. 전국에서 접수된 신청을 13개 지역으로 나눠 현장심사 대상지를 선정한 뒤, 9월 9일 현장 실사 심사를 실시했다.

서귀포 동홍동 솔숲과 잔디광장은 ‘서귀포시도시우회도로녹지공원화를바라는시민모임’(서녹사)과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공동대표 허종옥·윤봉택)이 신청했다. 그리고 여러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 9개 대상에 포함됐다.
단체들은 이번 신청 취지에 대해 “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잔디광장과 그 일대를 포함한 100년 된 소나무 숲은 서귀포 시민과 청소년의 소중한 쉼터이자, 생태-역사문화적으로 귀중한 공간이다. 하지만 서귀포시의 우회도로 개설 계획으로 인해 이 소중한 공간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도로는 4차선 직선 노선으로 계획돼 있어 숲과 광장이 포함된 구간을 관통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2차선 곡선 우회노선을 제안해 왔고, 2000명 이상의 서명을 통해 대안을 요청했으나, 행정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숲 보전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도시숲법 제정 취지에도 맞지 않는 개발”이라고 피력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에 위치한 ‘신양 해안사구와 신양리층’도 훼손 우려 명단에 포함됐다.
신양 해안사구와 신양리층을 신청한 ‘제주자연의벗’은 “신양 해안사구는 성산일출봉이 약 5000년 전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해안이다. 이곳은 매우 젊은 화산지형으로서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 신양 해안사구는 길이 3000m, 폭 70~180m 규모의 대규모 해안사구로서 국내 해안사구 중에서 염생식물인 순비기나무의 최대 군락지로도 추정된다. 신양리층은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화산성 퇴적층으로서 수천 년간 파도의 영향으로 아름다운 지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곳 모두 탐방로 개설로 인한 답압, 차량과 말의 진입 등 무분별한 관리정책으로 인해 상당부분 훼손됐다.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훼손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행정당국으로 하여금 보호지역 지정과 시급한 보호 조치를 취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23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상식은 10월 25일(토)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교원빌딩 지하4층 강연장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