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제주시 합동조사 제주산 폐기물 나오지 않아...제주도 ''언론플레이 아니냐' 부글부글

이재명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이재명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잠잠해지는가 싶던 제주도 압축쓰레기 수출 사건을 경기도가 '펌프질'하면서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는 평택항에 반송된 제주도산 압축 폐기물 등이 3394톤이 있다며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택시청과 제주시가 지난 27일 공동 조사한 결과 평택항에 있는 폐기물에서 제주도산 폐기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루 전에 이미 평택시와 제주시가 조사해서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치 평택항에 있는 대부분의 폐기물이 제주도산인 것처럼 이재명 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너무 앞서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평택항으로 반송된 수출폐기물 처리를 두고 제주도에 폐기물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및 위반사항 처리계획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폐기물이 장기보관 되면서 (경기)도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4월 행정대집행을 통해 폐기물을 우선 처리한 뒤 제주도에 처리 비용에 대한 구상원을 청구하겠다고 공개했다.

경기도는 지난 26일 사실관계 조사 및 위반사항 처리계획에 대한 회신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압축폐기물이 경기도 평택항으로 되돌아 왔다"며 "무려 3394톤 중 상당량은 제주도에서 발생한 쓰레기라는 보도가 뒤따랐다"고 썼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쳐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쳐

이 지사는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나왔는데 정작 피해는 경기도민이 보고 있다"며 "평택항에 쓰레기를 마냥 방치할 수 엇어 우선 처리하고, 제주도산 압축폐기물 처리비용은 제주도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원희룡 지사께서 이에 대해 더 고민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불미스런 일로 제주도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원 지사를 겨냥하기도 했다. 

제주시는 경기도가 사실관계 조사를 요구하자 27일부터 평택시와 공동으로 평택항에 있는 폐기물 조사에 나섰다.

평택항에는 필리핀에서 불법 폐기물 수출로 반송된 3394톤이 있고, 200여개의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다.

제주시와 평택시는 200여개 컨테이너 중 8개의 컨테이너 샘플링 조사를 했고, 조사 결과 제주산 폐기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평택시 관계자는  "제주시와 합동 조사에서 평택항에 있는 폐기물 중에 제주산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비교적 많이 봤는데도 제주산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택항에서 조사를 함께 했던 김태백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장도 "평택시와 컨테이너 샘플 조사를 했는데 제주산 폐기물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평택시도 제주산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반송된 폐기물이 컨테이너에 있다. 제주시와 평택시는 200여개 컨테이너 중에서 8개를 샘플 조사결과 제주산 쓰레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반송된 폐기물이 컨테이너에 있다. 제주시와 평택시는 200여개 컨테이너 중에서 8개를 샘플 조사결과 제주산 쓰레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임양선 경기도 자원순환과장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경기도에서 직접 자체 조사를 하지는 않았고, 평택시에 조사하라고 요청했다"며 "어제(27일) 조사에서 제주산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과장은 "200여개 컨테이너 중에서 8개만 샘플 조사를 해서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며 "전수조사를 하면 제주산 폐기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주도는 평택항에 있는 폐기물 중에 제주산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평택항에 반송된 폐기물은 2018년 12월과 올해 초에 들어온 것"이라며 "제주산 압축쓰레기는 2017년 9월 이후에는 없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 제주산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제주도 관계자는 "쓰레기 이슈가 발생하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며 "아직 제주산이라는  게 나오지도 않았는데 마치 3394톤 폐기물 거의 대부분이 제주산으로 단정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한편 제주도는 자체 조사한 결과 2016년 12월 계약된 1782톤의 압축포장폐기물이 필리핀 민다나오에, 2017년 계약된 9262톤 중 8637톤은 군산항 물류창고에, 625톤은 광양항 부두에 처리되지 않고 보관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