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테마파크반대위, 제주도정 간담회서 의혹 제기

지난 18일 제주도청 별관 4층 회의실에서 제주도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지난 18일 제주도청 별관 4층 회의실에서 제주도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있는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제주동물테마파크 설립에 반대하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제주도정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사업자 측을 대변하고 있는 행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지난 6월 원희룡 제주지사와 선흘2리장 간 만남을 가진 직후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의혹을 표출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선흘2리 마을 주민들은 지난 19일 오후 2시 제주도청에서 '선흘2리 주민을 우롱하는 원희룡 제주도정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제주도 투자유치과 담당자들과 2시간여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주민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주도 관계자가 원 지사와 정현철 선흘2리장 간의 만남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대위 주민들은 "간담회에서 '원 지사와 정 이장이 몰래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담당 과장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지만, 담당 주무관은 '이장으로서 만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만남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돌리며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정 이장이 주민들 몰래 도청에 다녀온 지난 6월은 동물테마파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람사르습지위원회가 사업자를 고발하라는 청원을 도지사에게 제출해 파문이 일었던 시기였다"며 "즉, 원 지사가 정 이장을 도로 불러 이야기 할 주제는 동물테마파크 문제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정 이장은 최근까지도 원 지사와의 만남을 부인하고 있으며, 제주도정 또한 그동안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부적절한 만남이 아니었다면, 이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주민들은 "정 이장은 원 지사와의 만남 직후인 6월 28일 마을 임시총회에서 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장을 사임하고, 7월 26일에는 주민들 몰래 사업자와 독단적으로 협약서를 체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곶자왈 및 환경파괴 논란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사기업의 사업과 관련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도지사와 이장이 비밀리에 만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원 지사는 일개 사기업을 위해 권력을 남용해 주민자치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은 지금이라도 원 지사와 정 이장의 만남 일시, 장소, 배석자, 대화 주제와 내용 등 일체를 근거자료와 함께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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