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좌초 땐 민주당 책임져야” 선공에 민주 “또 다른 갈등 야기, 개탄” 반격

제주 제2공항의 운명을 가를 언론사 주관 찬·반 여론조사를 놓고 제주도의회 여·야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먼저 공세에 나선 건 국민의힘이다. 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오영희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은 4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는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와 관련해 도민사회에 “찬성의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미 제주도당이 ‘제2공항 찬성’ 당론을 채택한 상황에서 대도민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제2공항 건설은 지역 균형발전과 제주의 더 나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성장을 위해 도민 숙원사업으로 시작돼 과거 여·야 할 것이 공동의 목표로 추진해온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화살을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겨눴다.

이들은 “제주의 미래이자, 염원인 제2공항 사업이 절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 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제2공항 관련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제2공항이 좌초된다면 국책사업을 여론조사로 좌초시킨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가만 있지 않았다. 제주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의원들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제2공항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고, 소속 도의원들이 ‘찬성’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도민의 염원을 저버린 채 또 다른 정치적 갈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다”라고 받아쳤다.

이들은 또 “제2공항 도민의견수렴 여론조사는 제주도민의 갈등과 반복 해소의 염원을 담아 오랜 시간의 고민과 협의 끝에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의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도의회는 물론 각 정당들도 이번 여론조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책임이 있다”는 말로 ‘찬성’ 당론을 채택한 국민의힘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도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제주의 미래를 위한 도민의 결정을 올곧이 수렴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제주도의회 의원 43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29명, 국민의힘 소속은 5명이다.

한편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는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KBS, MBC, JIBS, KCTV, CBS, 연합뉴스, 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가 주관이 돼 설 연휴 다음날인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2곳에 의뢰해 각각 제주도민 2000명과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다.

조사결과는 18일 오후 8시 9개 언론사를 통해 동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각 매체별로 시스템이 달라 방송과 인터넷,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전파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