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규, 송재호, 위성곤 15일 공동입장문 “태영호 사과, 국회의원 사퇴해야”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당혹’…허용진 도당위원장 “이상한 언동, 매우 유감”

국민의힘 태영호 국회의원(서울 강남갑)이 촉발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는 주장에 제주지역 단체·정당뿐만 아니라 오영훈 도지사까지 공개적으로 반발한 가운데, 제주 국회의원 3인은 15일 태영호 의원 징계안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김한규(제주시을), 송재호(제주시갑), 위성곤(서귀포시, 이상 가나다 순) 국회의원은 15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태영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지난 13일 태영호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4.3사건은 명백히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씨 정권에 몸담다 귀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13일은 국민의힘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이 제주에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가진 날이다. 최고위원 후보인 태영호 의원도 제주를 찾아 4.3평화공원을 참배하고 당원들 앞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태영호 의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4일 입장문을 통해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해방 후 혼란기에 김일성은 유엔의 남북한 총선거 안을 반대하고 대한민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며 5.10 단독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당시 남로당에 전 국민 봉기를 지시했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제주 국회의원들은 이날 징계안 제출과 함께 발표한 공동 입장문에서 “태영호 의원은 ‘4.3사건 관련 팩트를 말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저를 보고 최고위원 후보 경선에서 사퇴하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사과는 커녕 오히려 4.3희생자와 국민 모두를 모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3년 제주4.3 진상보고서에는 ‘제주4.3은 군경의 진압 등 소요사태 와중에 양민이 희생된 사건’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과거 남로당 핵심 주동자들도 제주4.3이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며 “이러한 사실에도 태영호 의원은 사과도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반복하면서 4.3을 호도하고 희생자와 유족, 국민들을 모독하고 있다”고 태영호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제주 국회의원들은 “우리는 4.3을 왜곡·폄훼한 태영호 의원에 대한 명백한 책임을 묻기 위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안을 제출하고, 태영호 의원의 사과와 국회의원·최고위원 후보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아울러 국민의힘 역시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이날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은 4.3의 상처가 진심으로 치유되길 원하고, 태영호의 망언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태 의원을 당장 제명하고 당 차원에서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정의당 제주도당도 한 목소리로 태영호 의원을 비판했으며,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4.3연구소, 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4.3기념사업위원회, 4.3평화재단 등 도내 단체뿐 아니라 사단법인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사단법인 제주바람 등 서울지역 4.3관련 단체들까지 성명을 내고 태영호 의원의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4.3 민심 달래기에 공을 들여온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태영호 의원의 제주발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허용진 도당위원장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태영호 의원의 발언은 제주도민의 뜻과 정면 배치된다. 도민들에게 아픈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는 이상한 언동이었다”며 “가슴도 아프고 도민에게 죄송스럽다.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장성철 전 도당위원장은 14일 성명을 내고 “태 의원의 발언은 제주4.3의 성격을 이념적으로 규정하는 것으로써, 이념 대결을 벗고 억울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바탕으로 화해와 용서의 해결 방안을 마련해 가는데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태 의원에게 대도민 사과를 요구했다.

[전문]
태영호 의원 징계안 제출에 따른 위성곤, 송재호, 김한규 국회의원 공동입장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느닷없이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는 망발을 내뱉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입장문을 통해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면서 “해방 후 혼란기에 김일성은 유엔의 남북한 총선거 안을 반대하고 대한민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며 5.10 단독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당시 남로당에 전 국민 봉기를 지시했다.”며 망발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망발에 대해 국민들의 지탄과 사과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영호 의원은 4.3 사건 관련 팩트를 말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저를 보고 최고위원 후보 경선에서 사퇴하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 사과는커녕 오히려 4.3 희생자와 국민 모두를 모독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제주4.3 진상보고서에는 “제주4.3은 군경의 진압 등 소요사태 와중에 양민이 희생된 사건”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과거 남로당 핵심 주동자들도 제주4.3이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에도 태영호 의원은 사과도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반복하면서 4.3을 호도하고 희생자와 유족, 국민들을 모독하고 있다.
위성곤, 송재호, 김한규 제주 국회의원 일동은 4.3을 왜곡ㆍ폄훼한 태영호 의원에 대한 명백한 책임을 묻기 위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안을 제출하고, 태영호 의원의 사과와 국회의원, 최고위원 후보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국민의힘 역시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2023년 2월 15일
국회의원 위성곤, 송재호, 김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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