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 폄훼로 공분을 샀던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진사퇴를 한 가운데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태 최고위원은 '4.3은 북한 김일성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며 4.3을 왜곡•폄훼해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끝내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사과, 반성의 모습을 일절 보이지 않았다.
육지부 순례를 하고 있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텔레비전에서 속보로 흘러나오는 태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소식을 접했다.
유족회는 화면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정말 너무 한다', '사과도 없이 무슨 사퇴냐'는 등 원망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한 유족은 "내년에 있을 총선 공천을 두고 사퇴한 것아니냐"며 "자신이 한 발언을 정말 반성하고 있다면 사퇴에 앞서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유족은 "최고위원에 사퇴한다고 해서 4.3 희생자와 유족에 남긴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윤리위에 제소된 지 며칠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입장을 표면한 것은 사퇴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지적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2월 13일 제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3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비판을 자초했다.
이후에도 태 최고위원은 제75주년 4.3추념식 당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 회의에서 도민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특정인들에 대해 조롱이나 폄훼를 한 일도 없다"며 거부했다.
더하여 태 최고위원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유족이나 피해자 단체가 내 발언의 취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사과를 요구한 4.3유족들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