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침범에 너비 4m 조정 ‘차등화’
이식된 나무 122그루 원위치 재식재

전국 최초로 제주에 도입되는 섬식정류장 설계가 재차 변경된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형 중앙버스전용차로(BRT) 조성에 따른 인도 침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류장 폭을 지점별로 달리하기로 했다.
BRT는 버스 통행을 일반 차량과 분리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다. 교차로에서 버스에 우선 통행권을 부여하고 전용차로와 편리한 환승시설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제주는 2017년 민선 7기 도정에서 대중교통체제를 개편하면서 중앙전용차로(우선차로)를 처음 도입했다. 2022년 2단계 사업 중 가로수 이식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민선 8기 도정의 추진 계획은 기존 BRT사업의 고급화 버전이다. 전국 최초로 양문형 버스를 도입하고 도로 한가운데 섬식정류장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제주도는 서광로 광양사거리에서 도령마루(옛 해태동산) 3.1km 구간에 17개 정류장을 철거하기로 했다. 대신 도로 중앙에 6개의 섬식정류장이 들어선다.

정류장 폭은 기존 중앙전용차로 6m보다 줄어든 4m로 계획됐다. 정류장 길이도 130m에서 78m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가로수 이식과 인도 침범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해당 설계를 적용해도 일부 구간에서 인도 침범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제주도는 이용객 수를 고려해 정류장마다 폭을 차별화하기로 했다.
이용객이 적은 정류장은 폭을 기존 4m에서 3m로 축소해 정류장 내부 공간을 줄이기로 했다. 반대로 시외버스터미널 등 이용자가 많은 지점은 폭이 4.5m로 넓어진다.
제주도는 차등화된 섬식정류장을 적용하면 기존 중앙전용차 설계와 비교해 인도 잠식 면적이 3272㎡에서 157㎡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공사 구간 가로수 중 134그루는 현행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논란을 빚은 이식 가로수 122그루는 기준 위치에 다시 심기로 했다.
제주도는 변경된 설계를 적용해 공사를 진행하고 11월부터는 양문형 저상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서광로 BRT 공사는 2025년 4월 완료가 목표다.
관련기사
- “제주도 대중교통 정책 ‘뒤죽박죽’…현실 직시하라” 시민단체 쓴소리
- ‘사후약방문?’ 빛바랜 정책 토론회, 제주 대중교통 ‘외면’ 벗어날 수 있을까
- 국내 최초 섬식정류장 도입, 제주 대중교통 정책 방향 어떻게?
- 제주 국내 최초 ‘양문형 버스’ 도입 위한 섬식정류장 첫 선
- 제주 버스중앙차로, 2026년 노형로까지 확대...양문형 버스 구입에 466억원
- 택시 들락날락 가짜 버스전용차로 ‘제주 전용차로’ 기준 명확히
- 제주 우선차로 7년만에 손질...양문버스 중앙차로 공사 재개
- ‘버스 편리 vs 운전 불편’ 제주 섬식정류장 첫날, 현장 반응 엇갈렸다
- 현직 버스 기사도 “사고 불안” 걱정…아직 ‘갈 길 먼’ 제주 섬식정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