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올레 이사회가 지난 20일 시작된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며, 남은 공간의 보존과 재생을 위한 건설적 논의를 촉구했다.
제주올레 이사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는 단순한 건물 철거가 아니라,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허물어뜨리는 일”이라며 깊은 우려와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귀포 관광극장은 1960년 준공돼 1963년 문을 연 서귀포 최초의 극장으로, 1970~80년대 영화관으로 사랑받다가 1999년 문을 닫았다. 이후 시민과 예술인들이 야외공연장과 전시장으로 활용하며 문화재생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제주올레 6코스를 걷는 올레꾼들에게 서귀포 관광극장은 특별한 의미를 가져왔다.
이사회는 “이중섭거리와 솔동산 곁에 서 있던 서귀포 관광극장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서귀포의 근대사를 증언하고 시민의 삶과 문화를 품었던 문화의 이정표였다”며 “올레꾼들은 그 앞을 지나며 ‘한 도시의 기억과 이야기’를 마주했고, 이는 제주올레가 지향하는 길 위에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가능케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공간이 행정의 일방적 판단 아래 돌벽이 무너져 내린 것은 서귀포가 스스로 문화도시임을 부정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존을 위한 기술적 대안이 가능했음에도 검토되지 않았고, 시민과 건축계의 목소리 또한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록 일부가 훼손되었으나 아직 서귀포 관광극장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남아 있는 외벽과 돌무더기의 현장 보존 ▲시민·건축계·문화예술계와 함께하는 복원 및 활용 논의 ▲올레꾼과 시민이 다시금 이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재생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더불어 “이번 사태가 남은 것을 어떻게 지키고 계승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남겼다고 생각한다”며 “올레꾼과 서귀포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건설적 복원과 계승의 길을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