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돌담의 세계화] ①‘제주 돌담 쌓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가능성

제주도는 제주 돌담의 가치를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기 위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석공들의 돌담 쌓는 기술에 대한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던 제주돌담보전회가 등재 추진의 일환으로 지난 20일부터 오스트리아 크렘스에서 열리는 ‘19th International Congress on Dry Stone Construction & Workshop 2025’에 참가해 현장 분위기와, 진행되는 프로그램 내용을 보내왔다. 이번 국제학술세미나에서 제기된 핵심 아젠다와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전략과 과제, 대표 등재국들의 고언, 등재 후 과제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주돌담보전회가 지난 20일부터 오스트리아 크렘스에서 열리는 ‘19th International Congress on Dry Stone Construction & Workshop 2025’에 참가해 가칭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 & 도구(연장)’ 「Art of dry stone walling, knowledge, techniques and tools」을 3차 등재 대표목록으로 제안했다. 행사장 내 제주 홍보관을 찾은 SPS 미켈란젤로 드라고네 회장(가운데)과 사들. 왼쪽에서 네 번째가 조경근 제주돌담보전회 이사장이다. ⓒ제주의소리
제주돌담보전회가 지난 20일부터 오스트리아 크렘스에서 열리는 ‘19th International Congress on Dry Stone Construction & Workshop 2025’에 참가해 가칭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 & 도구(연장)’ 「Art of dry stone walling, knowledge, techniques and tools」을 3차 등재 대표목록으로 제안했다. 행사장 내 제주 홍보관을 찾은 SPS 미켈란젤로 드라고네 회장(가운데)과 사들. 왼쪽에서 네 번째가 조경근 제주돌담보전회 이사장이다. ⓒ제주의소리

사단법인 제주돌담보전회는 SPS(Society Scientifique Internationale Pour Ietude Pluridisciplire de la Pierre Seche-drystone/국제메쌓기학회/회장 미켈란젤로 드라고네) 공식 초청을 받아 오스트리아 크렘스에서 열리는 국제학술세미나 및 석공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학술세미나와 석공 워크숍은 2년 주기로 열린다. 

이번 국제학술세미나에서 제주돌담보전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3차 확장 공동등재에 대한 로드맵을 제안하고, 유네스코 대표목록 등재에 필수적인 13개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2022년 석공의 돌담 쌓는 기술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구상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등재를 추진한 지난 4년 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다. 국내외 학술세미나 개최와 홍보를 통해 도민 공론화도 형성됐고, 행정(돌문화공원관리소)에도 관련 부서가(돌문화연구과) 생겼다. 등재 추진을 위한 동력의 원천이 생긴 셈이다. 돌, 바람, 여자가 많아 ‘三多島’로 불리는 제주도에서 지금까지 돌 관련 부서가 없었다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이제라도 생겨서 다행한 일이다.

제주도는 2025년 9월 22일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 제12조에 따라 ‘제주 돌담 쌓기’를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 고시했다.

제주도는 2028년 이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확장 등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국가유산청,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너무 앞서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공동등재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기존 등재된 13개국에 대한 동의를 어떻게 얻을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고, 기존 등재국과의 사전 교감도 없어 ‘2028년 등재’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2028년 등재’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이번 국제학술세미나와 석공 워크숍에는 반드시 참가했어야 했다. 이미 등재된 13개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와 협조를 구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세미나와 석공 워크숍은 2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린다. 대표목록에 등재된 국가가 참여하고 SPS 총회에는 각 국가의 회장과 회원들이 참여한다. 

유철인 제주대 명예교수가 ‘Dry stone walling in jeju Island, Korea:Sustainability and training’ 내용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유철인 제주대 명예교수가 ‘Dry stone walling in jeju Island, Korea:Sustainability and training’ 내용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 제주돌담보전회는 ‘2030년 등재’를 목표로 민간 활동에 전념하고자 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세부적 내용은 △2018년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 「Art of dry stone walling, knowledge and techniques」 (그리스(Greece)를 중심으로 크로아티아(Croatia),키프로스(Cyprus),프랑스(France),이탈리아(Italy),슬로베니아(Slovenia),스페인(Spain),스위스(Switzerland) 등 8개국 공동 등재) △2024년 ‘메쌓기 건축의 지식과 기술’ 「Art of dry stone construction, knowledge and techniques」 (아일랜드(Ireland)를 중심으로 안도라(Andorra), 오스트리아(Austria), 벨기에(Belgium), 룩셈부르크(Luxembourg) 등 5개국 확장 등재)이다. 이 같은 등재 주기를 감안하면 6년 후인 2030년 등재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주돌담보전회는 이번 국제학회·워크숍에서 3차 등재에 필수적인 대표목록 명칭을 [가칭]‘메쌓기의 지식과 기술 & 도구(연장)’ 「Art of dry stone walling, knowledge, techniques and tools」 로 제안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 개념에는 관련 도구(연장)가 포함되어 있다.

제안 배경은 어르신 석공 전수조사를 통해 석공들이 사용하는 도구(연장)에 대한 제작, 사용, 활용, 수리, 전수, 전승과 계승에 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유네스코 무형유산 개념에 부합하는 도구(연장)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다.

3차 확장 공동등재를 추진하고자 하는 몰타(Malta) 등의 국가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석공들이 사용하는 ‘석공 도구(연장)의 지식과 기술’을 제안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편, 대표목록 등재 명칭은 제주도가 지정 고시한  ‘제주 돌담 쌓기’ 라는 무형유산 명칭으로 사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유네스코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 전체의 대표성을 지닌 문화유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등재 명칭에는 지역명인 제주도가 포함되지 않고, 등재 국가 명칭으로 대한민국이 기재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조율 과정을 거치며 대표목록의 등재 명칭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으며, 지난 9월 고시된 ‘제주 돌담 쌓기’는 제주도의 무형유산 지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지난 20일부터 오스트리아 크렘스에서 열리는 ‘19th International Congress on Dry Stone Construction & Workshop 2025’ ⓒ제주의소리
지난 20일부터 오스트리아 크렘스에서 열리는 ‘19th International Congress on Dry Stone Construction & Workshop 2025’ ⓒ제주의소리

이번 석공 워크숍에서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20여개 국가 석공들이 함께 돌로 범선(배)과 벤치를 공동작품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돌담보전회에는 프랑스 석공팀과 협업하여 돌하르방과 방사탑을 현장에서 공동 제작·시연 행사와 기증식을 진행했다.

국제학술세미나에서는 유철인 제주대 명예교수가 ‘Dry stone walling in Jeju Island, Korea:Sustainability and training’ 내용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요청으로 세미나 좌장을 맡아 1개의 섹션을 진행했다.

석공 워크숍에서 조경근 이사장은 ‘석공 도구(연장)의 지식과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워크숍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등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번외로 ‘제주의 곶자왈 동식물 크렘스와 만나다’ 주제 발표(자연환경해설사 한상곤)가 진행되기도 했다.

행사 중 13개국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3차 등재 추진 국가의 단체와 MOU, 기존 등재국의 단체와 MOU를 협의하는 한편 3차 등재 추진 국가와 기존 등재된 13국에 적극적인 등재에 관련된 홍보를 위해 돌담보전회가 호스트가 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 제주돌담보전회 이사장 조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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