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 20일 원희룡 지사와 면담 후 추가 행동 최종 결정키로

김재호 대책위원장이 오는 2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 직전까지 쓰레기 반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대책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위기는 넘겼지만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았다.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19일 오후 9시 30분쯤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입구를 막아섰던 쓰레기 반입을 조건부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책위는 오후 5시10분부터 4시간이 넘는 장시간 내부회의 끝에 대책위는 반입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오는 2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요구했다. 원 지사와 면담을 가진 뒤 추가 행동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김재호 대책위원장은 대책회의 직후 “쓰레기매립장 쓰레기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 다만, 내일(20일) 밤 11시59분까지 원 지사와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쓰레기 반입을 다시 막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면담 일정에 대해서는 “지사 비서실에서 연락 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 지사와 만나 행정이 악취저감 방안 등 이행에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가 쓰레기 반입을 원 지사 면담 전까지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제주 쓰레기 대란은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게 됐다.
 
대책위와 제주도, 제주시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봉개동 음식물처리시설 악취 저감 방안과 쓰레기매립장 최종 복토 시한 등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 협의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오는 10월말까지 TF를 운영하면서 행정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우는지 직접 확인하고, 행정이 소극적일 경우 쓰레기 반입을 다시 막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가 환경시설관리소에서 4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공개회의를 갖고 있는 모습.

대책위는 TF 구성 등의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도정 책임자의 확답이 필요하다고 판단, 원 지사의 현장 방문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제주를 찾은 해외 인사와의 예정된 개인일정으로 현장 방문이 불가하다고 알려오자 대책위 내부 분위기는 잠시 냉랭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책위는 제주 전역에서 발생할 쓰레기 대란에 대한 시민 피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원 지사 면담 때까지 쓰레기 반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키로 결정했다.
 
이날 제주 곳곳의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한 차량 24대는 오전 7시께부터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입구에서 대기중이며, 제주시는 20일 새벽부터 쓰레기 하차 작업과 수거 작업을 동시에 벌여 클린하우스에 쌓인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대책위가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입구를 막아서면서 쓰레기를 하차하지 못해 대기중인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들.

만일 이날 양측이 최종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면 20일부터 제주 곳곳에서 쓰레기 대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대책위 주민들은 서귀포시 색달동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가동이 2021년 10월에서 2023년 상반기로 지연된 것에 반발, 음식물 쓰레기 반입을 막아왔다.
 
당초 대책위와 제주도, 제주시가 색달동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이 준공되면 봉개동 음식물처리시설 가동을 중단키로 협의했기 때문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오가는 출입구는 재활용품과 폐기물 수거 차량이 함께 이용한다. 가연성 쓰레기 등은 북부광역소각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별도의 입구를 이용한다.
 
쓰레기 수거 차량 43대의 경우 가연성 쓰레기를 하차한 뒤 재활용품 수거에 나선다.
 
대책위가 계속 입구를 막아섰다면 수거 차량들이 쓰레기를 가득 싣고 대기하는 등 클린하우스 쓰레기 수거 자체가 불가능해져 20일 원 지사와 대책위의 면담 결과가 쓰레기 대란 해결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일 오후 쓰레기 수거가 중단되면서 클린하우스에 쌓여있는 재활용품들.
쓰레기 수거가 중단되면서 제주시내 클린하우스 곳곳에 각종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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