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전면 개정 이후 첫 4.3 특별재심…쟁점 많아 개시 미뤄
특별법 전면 개정 이후 첫 4.3 특별재심…쟁점 많아 개시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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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과 다른 4.3특별법상 재심청구 사유-청구자격 등 조항 해석 복잡
1일 제주지법 특별재심 심문기일이 끝난 뒤 변호인으로부터 추후 일정 등에 설명을 듣고 있는 재심청구인들. ⓒ제주의소리
1일 제주지법 특별재심 심문기일이 끝난 뒤 변호인으로부터 추후 일정 등에 설명을 듣고 있는 재심청구인들. ⓒ제주의소리

올해 3월 제주4.3특별법 전면 개정이 이뤄진 이후 처음 열린 4.3 특별재심의 개시가 추후로 미뤄졌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일 4.3생존수형인 고태명(1932년생) 할아버지 등 34명이 청구한 재심사건에 대한 심문절차를 진행했다. 

총 30건의 재심청구 사건이 병합돼 진행된 이번 특별재심의 청구자는 총 34명이다. 이들은 4.3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과 포고령 위반, 내란실행방조, 방화연소 등의 혐의로 일반·군사재판을 받은 피해자와 유족들이다.

재판부는 검찰, 재심청구자의 변호인과 쟁점을 정리하면서 추후 일정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날 쟁점이 조율되지 않으면서 특별재심 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4.3특별법 전면 개정·공포 이후 첫 특별재심으로, 개정 4.3특별법에 따라 법 조항 해석에 차이가 있어서다. 

4.3특별법에 재심 사유는 이전 사례인 광주5.18과 부마항쟁 특별법과 매우 유사하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재심 사유가 없다 하더라도 피해를 받았다는 증거 등이 있으면 재심할 수 있다는 취지다. 

청구인 측은 4.3 피해자라면 재심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반면, 검찰 측은 4.3 희생자로 인정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심 청구 자격도 쟁점이다. 4.3특별법에 재심청구 사유와 청구 자격은 형사소송법의 조항을 배제한다는 취지로 적시됐다. 

재심 청구인 34명에는 피해자의 조카도 있다. 형소법에 재심청구는 검사와 피고인(당사자), 피고인의 직계존비속, 형제·자매까지 가능해 형소법만 적용하면 조카는 재심청구 자격이 없어 특별재심에서 배제돼야 한다. 

다만, 4.3특별법에 따라 형소법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데, 청구인 자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4.3특별법 전면 개정 이후 첫 특별재심이기에 추후 이뤄지는 재심청구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4.3특별법에 따르면 4.3피해자(당사자)와 전혀 관계없는 제3자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전 사례처럼 재심청구자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죄 판결이 나면 형사보상이나 국가손해배상 등도 청구할 수도 있다. 

제3자가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은 뒤 형사보상과 국가 손해배상까지 제기하면 법률적으로 혼란에 빠진다.

4.3 피해자와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까지 주장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심지어 정당한 권리자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이 제3자보다 늦게청구했다는 이유로 청구권을 누리지 못하는 복잡한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청구인들의 변호인은 “4.3 피해자 상당수는 어린 나이에 희생돼 배우자나 자녀 등 직계존비속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경우 생존해 있는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재심 청구권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무제한적으로 청구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심 사유와 청구권에 대한 청구인들의 의견은 존중한다. 다만, 내부적으로 법률적 검토도 필요해 이 자리에서 즉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각종 쟁점이 나타나면서 이날 특별재심 개시는 이뤄지지 못했다. 

재판부는 검찰, 재심 청구인 측과 각종 쟁점에 대한 법리해석 등을 우선 정리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오는 15일 특별재심 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식 재판은 재심 개시와 함께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심문기일이 끝난 뒤 재심청구자들은 변호인으로부터 추후 일정 등에 대해 듣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고(故) 박남섭(한림 금악)씨의 유족 박용현씨는 무죄 선고를 촉구했다. 

1947년 9월4일 포고2호 등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고 박남석씨는 배우자, 자녀 등 없이 행방불명됐으며, 박용현씨는 고 박남섭씨의 조카이자 가장 가까운 유족이다. 

박씨는 “4.3 당시 미군정 아래 큰 아버지가 갑자기 끌려가 재판을 받아 범죄자가 됐다. 조속히 무죄를 선고해달라. 유족으로서 한을 풀어 큰 아버지께 바치기 위해 재심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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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되었네요 2021-12-02 09:28:31
쟁점사항들이 잘 정리되었네요~~
210.***.***.18

안성진 2021-12-01 21:38:27
47년도면 4.3이 발생하기 전인데 4.3피해자라면 이해가가지 않는다.
106.***.***.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