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보 묘산봉관광단지 분리매각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리매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박윤보 묘산봉관광단지 분리매각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리매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묘산봉단지 개발사업 기간이 조건부로 1년 연장되자 묘산봉관광단지 분리매각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일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올해 12월31일 끝나는 사업기간은 2027년까지 5년 연장을 요구한 ㈜제이제이한라의 개발사업 변경안을 검토, 조건부로 1년 연장을 의결했다. 

분리매각 논란이 있는 묘산봉단지 사업에 대해 심의위는 재원 확보를 위한 사전부분 매각만 인정하고, 1년 이내에 식물원 등 휴양문화시설 우선 착공 조건을 내걸었다. 또 주민갈등 해소와 상생방안 제출 조건도 포함됐다. 

대책위는 2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근거로 이러한 행정행위가 이뤄지는지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한심함을 넘어 무기력함을 자아내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심의위는 숙박시설보다 휴양문화시설을 우선하고, 토지매각이나 시설물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할 것, 향후 미흡한 추진 실적에 대비해 사업자의 의지를 표명하는 이행확약서 제출 등을 전제로 사업기간을 1년 연장해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년이 지나도록 제이제이한라는 식물원이나 휴양시설에 대한 착공도 없었으며, 올해 6월22일 제주도와의 일체의 협의도 없이 골프장과 콘도를 ㈜아난티에 1200억원에 매각한 뒤 잔여 부지 매각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제이제이한라의 토지 분리매각에도 올해 12월 심의위는 사업기간을 1년 재연장했다. 앞선 조건부 연장 이후 불매각 확약서 위반이 분명한데도 매각을 인정해 면죄부를 줘 다시 불매각 확약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심의위와 제주도는 왜 이렇게 결정했는지 한마디 말도 없어 진정인 입장에서 의중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심의위 회의가 열리기 전에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구만섭 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우연히 만난 구 부지사는 심의위 결정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분리매각을 인정한 심의위 결정은 위원들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리고 제주 위상에 심각한 상처를 주는 나쁜 결정”이라며 “심의위 의결이 도지사 권한을 넘어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지사는 묘산봉단지 사업을 반려해 다수가 납득할만한 근거를 위원회가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12월6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12월20일 감사원에 우편으로 각각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묘산봉단지 사업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묘산봉 일대 422만1984㎡ 부지에 총사업비 9826억원이 투입돼 골프장과 콘도 등이 조성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최초 사업자인 ㈜라인건설은 1997년 김녕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당시 사업부지 466만1178㎡의 약 93%에 달하는 공유지를 사들여 1조9915억원 투자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재정난으로 사업자가 바뀌면서 현재는 제이제이한라가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고, 36홀 규모 세인트포CC(골프장)와 52실 휴양콘도가 들어섰을 뿐 나머지 공사는 지지부진하다. 

제이제이한라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아난티와 합작법인 2개를 신설했고, 신규 법인 ㈜아난티한라는 골프장, ㈜아난티제이제이는 호텔콘도를 맡는 구조로 개편했다.

신설법인 아난티한라가 세인트포CC와 콘도 및 부지를 1200억원에 매입하고 부동산 소유권 이전도 마무리했다. 신설법인 전체 지분의 80%는 아난티, 나머지 20%는 제이제이한라가 갖고 있다. 

또 다른 법인 아난티제이제이는 추가로 들어설 예정인 콘도와 호텔 부지와 운영권을 확보한다. 제이제이한라는 650억원에 부지를 넘기고 신설법인 지분의 20%를 얻기로 하면서 분리매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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