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매각 저지대책위 “사업연장 당시 토지-시설물 매각 않겠다던 확약과 달라”
JJ한라 “분리매각은 재원 조달 방법 중 하나, 먹튀 없이 충실히 사업 이행할 것”

묘산봉 관광단지 분리매각 저지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기간 연장 조건에 위배되는 꼼수 분리매각을 즉각 철회하고 당초 사업계획 승인 내용대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제주의소리
묘산봉 관광단지 분리매각 저지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기간 연장 조건에 위배되는 꼼수 분리매각을 즉각 철회하고 당초 사업계획 승인 내용대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 ‘묘산봉 관광단지’ 관련 사업자 측이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묘산봉 관광단지 분리매각 저지대책위원회(위원장 박윤보, 이하 묘산봉대책위)는 2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기간 연장 조건에 위배되는 꼼수 분리매각을 즉각 철회하고 당초 사업계획 승인 내용대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묘산봉 관광단지 사업자인 JJ한라 측은 “확약서에서 밝힌 내용은 소위 먹튀를 위한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분리매각은 재원 조달 방법 중 하나이며, 먹튀 없이 묘산봉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주의 대표적 공유지 매각 난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묘산봉 관광단지 사업은 1997년 ㈜라인건설이 1조9915억 원을 투입해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578번지 일대 466만1178㎡ 부지에 추진한 도내 최대 규모 개발사업이었다.

현재는 한라그룹 자회사 ㈜제이제이한라가 국내 고급 레저 시설 전문기업인 ㈜아난티와 손을 잡고 두 개의 합작법인을 신설, 개발을 추진 중인 곳이다. 

앞서 한라그룹은 자금난에 처하자 관광단지에서 골프장만 떼어내 카카오그룹에 넘기려다 주민반발로 실패하는 등 세인트포CC와 52실의 휴양콘도만 짓고 자금난 등을 이유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해 최대 7년간의 사업기간 연장을 제주도에 요청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1년으로 제한, 개발사업 확약서를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당시 심의위에서 제이제이한라는 골프장과 콘도 사업권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묘산봉관광지구 조감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묘산봉관광지구 조감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br>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한라그룹이 신설법인 ㈜아난티한라와 ㈜아난티제이제이 등 합작투자를 통한 공동개발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분리매각 형태로 재원을 조달할 방침을 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하자 묘산봉대책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박윤보 묘산봉 대책위원장은 “당초 인허가내용에 의한 준공약속과 사업부지 및 시설물을 팔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모두 어기고 있다”며 “투자를 명분으로 부당하게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꼼수 분리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묘산봉 부지는 김녕리민들이 공동목장으로 활용한 곳으로 이런 토지를 사업자에 헐값에 매각한 이유는 사업자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고 제주도 관광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위한 공익적 목적에 있다”고 말했다.

또 “사업자는 이 같은 뜻에 따라 당초 제출한 사업이행계획대로 단지 전체를 조속히 준공해야할 책임이 있지만, 한라그룹이 사업을 인수한 뒤 지난 6년간 어떤 시설물 투자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묘산봉대책위는 “지난 7월에는 합작투자를 명분으로 사업부지를 쪼개 입주 기업에 분리매각 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개발사업심의위 당시 1년 연장 조건으로 제이제이한라가 제출한 토지매각이나 시설물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에 정면 대치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분리매각을 통해 입주한 기업들이 묘산봉 관광단지를 책임지고 준공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민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제이제이한라는 입주기업에 착공과 준공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이제이한라는 꼼수 분리매각 행위를 중단하고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제주관광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위하는 당초 취지를 지켜야 한다”며 “분리매각이 허용될 경우 도내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날 수 있어 제주도는 개발심의위를 통해 단호히 부결이나 반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제이제이한라 측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확약서에서 밝힌 내용은 소위 먹튀를 위한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면서 “분리매각의 경우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투자 방법 중 하나로 전체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제이제이한라가 책임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중문관광단지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문관광단지는 입주기업들이 호텔 등을 세워 운영하고 한국관광공사는 인허가 등 전체를 관리하지 않나.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단지 개발도 하나의 부동산 개발 유형이라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 개발예정지의 52% 중 우리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전문 업주기업에 맡겨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라며 “도민과 마을 발전이라는 취지에서 충실히 사업을 이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지난 7월 김녕리마을회는 임시마을총회를 열고 ‘묘산봉 관광단지 개발사업 상생협약’ 안건에 2/3 이상 찬성 가결해 협조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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