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제주에 경찰 교육기관을 설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되살아날 전망이다. 앞선 협상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옛 탐라대학교 부지가 아닌 제3의 대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는 24일께 제주를 방문해 도내 경찰 교육기관 설립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경찰청의 협상 카드는 명확하다. 노형동 신청사를 개청하며 비어버린 연동 소재 옛 제주경찰청사를 통해 새로운 대체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옛 청사 활용 방안이 결정되지 않은 채 공공청사 용도를 폐기하면 공유재산은 기획재정부로 넘어간다. 이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 업무를 맡는다. 경찰 측에서도 내년도 사업예산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옛 청사 활용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

고질적인 청사 공간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제주도로서도 옛 제주경찰청사 부지 확보는 중요한 과업으로 꼽힌다. 실제 제주도 자체적으로 실시한 공간설계 용역에서는 제주도청 1청사와 2청사 사이에 위치한 옛 제주경찰청사 부지를 통합해 신청사를 건설하는 안이 유력하게 제시된 바 있다.

앞서 경찰청이 강한 의지로 밀어붙였던 옛 탐라대학교 부지 교환은 성사되지 못했다. 윤 청장은 지난해 말 노형동 제주경찰청 신청사 개청식 참석차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도 경찰 교육기관의 제주 설립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경찰대학,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교육진흥재단, 국립경찰병원분원 등이 몰려있는 충남 아산시와 같은 경찰타운을 제주에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당시에는 옛 탐라대 부지가 오랜기간 활용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던 터라 부지 맞교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민선8기 제주도정이 옛 탐라대 부지를 '하원테크노밸리'라는 이름을 단 신성장 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언하며 협상도 멈춰섰다. 

불발되는가 싶던 협의는 각 기관이 도내 다른 부지를 물색하면서 재논의되기 시작했다. 제주도와 경찰청 간의 맞교환 조건이 마땅치 않을 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까지 참여하는 3자간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부지 교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제주 동부 지역의 특정 지역이 언급되는 정황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세 기관은 24일 업무협약을 전후로 보다 구체화된 계획을 수립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