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제주 방문 당시 탐라대 부지 교환 의견 피력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비게 된 제주시 연동 옛 제주경찰청사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옛 탐라대학교 부지 간 맞교환 가능성이 언급돼 주목된다.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이 제안이 경찰청장으로부터 직접 나온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27일 제주경찰청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노형동 제주경찰청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윤희근 경찰청장은 부지 교환과 관련한 의견을 냈다. 

윤 청장은 주요 지역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연동 옛 청사 부지와 서귀포시 옛 탐라대학교 부지와의 교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대학,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교육진흥재단, 국립경찰병원 분원 등이 몰려있는 충남 아산시와 같은 경찰 타운을 제주에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제주도는 청사 공간 확보를 위해 제주경찰청과 부지 교환 협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사무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1청사와 2청사 사이에 위치한 옛 제주경찰청사 9594㎡ 부지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실제 제주도는 지난 2018~2019년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제주도 청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하고, 노후화 및 공간 부족으로 흩어져 있는 도 청사에 대한 대안으로 현 제주경찰청 부지 활용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경찰청사와 2청사를 통합해 신청사를 신축하는 것이 골자로, 이 경우 제주건설회관 등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부서까지 통합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부지 매입이나 부지 교환, 임대 등 방법적 측면에 있어 경찰과 제주도와의 협의는 더디게 진행됐다. 연동 제주경찰청사 부지의 장부가액은 374억원 가량이지만, 감정평가액은 4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경찰청은 노형동 신청사 인근 버스 회차지로 활용되고 있는 공유지를 교환 대상으로 제시했지만, 제주도가 대체 부지 물색에 난색을 표하며 멈춰섰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내부 회의에서 "제주경찰청사 이전 과정에서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안타깝다"며 적극적인 해결을 독촉하기도 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협의가 오간 것이 아닌 아이디어 제안 차원에서만 접근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옛 탐라대 부지 역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7년째 표류중인 부지여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오르게 됐다.

서귀포시 하원동 소재 옛 탐라대 부지는 31만2217㎡ 규모다. 제주도는 2016년 6월 재정난이 심화된 학교법인동원교육학원으로부터 415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학교 용지로, 교육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하다. 윤 청장의 제안대로 경찰 교육용으로 해당 부지가 활용될 경우 제주도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제주도는 그간 해외대학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6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2019년에는 세계 100위권 내에 있는 미국의 대학 유치를 협의했지만 이 역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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