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황국 부의장, "4.3부적절 발언 사과"...오영훈 "마음 울려" 화답

11일 도정질문에 앞서 당 지도부의 4.3왜곡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11일 도정질문에 앞서 당 지도부의 4.3왜곡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전후로 발생했던 집권여당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의 4.3폄훼·왜곡 논란과 관련해 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이 대신 사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황국 부의장(국민의힘, 용담1·2동)은 11일 제41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 앞서 도민사회에 국민의힘 4.3왜곡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김 부의장은 "질의에 앞서 최근 4.3 관련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일부 단체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위에 대해 의원이자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4.3 유족들과 제주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런 아픔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발생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4.3 망언 행태에 따른 수습 차원의 발언이다.

앞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제주에서 열린 전당대회 과정에서 "4.3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4.3의 역사를 왜곡했다.

태 최고위원은 75주년 4.3추념식 당일에도 제주도민의 사과 요구에 대해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특정인들에 대해 조롱이나 폄훼를 한 일도 없다"며 거부했고, 심지어 "유족이나 피해자 단체가 내 발언의 취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사과를 요구한 4.3유족들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이에 더해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불참 논란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경일에는 삼일절,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이 있는데 대통령은 보통 삼일절과 광복절 정도 참석한다"며 "4.3 기념일(추념일)은 이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4.3이 삼일절과 광복절보다 격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또다시 4.3 희생자와 유족, 도민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김 부의장의 사과 발언에 오영훈 지사는 "넥타이가 참 마음에 든다"며 웃음지었다. 이날 김 부의장이 착용한 넥타이는 파란색 계열로 오 지사의 넥타이와 같은 모양을 띄었다. 이에 김 부의장은 "뜻을 같이 하는 의미에서, 넥타이 색깔과 똑같이 저의 생각과 똑같은 답변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화답했다.

오 지사는 "4.3과 관련한 발언은 저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며 이례적으로 상대 당 의원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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