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도민들 기만"
제주도, 예정대로 28일 연북로서 개최

2019년 제주시 중앙로 관덕정 일대에서 열린 차 없는 거리 문화 행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6차선 연북로 일부 구간을 차단하는 이른바 ‘차 없는 거리’ 행사과 관련해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행사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곳이라며 장소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내 19개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생색내기용 차 없는 거리 행사가 우려된다며 일침을 가했다.

제주행동은 “2019년 이후 중단된 행사가 부활하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연북로는 행사 취지에 부적합하다. 생색내기용 일회성 행사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적합 사유에 대해서는 “해당 구간은 자가용 이용이 집중된 곳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취약하다. 차를 몰고 가야하는 곳에서 행사를 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콜롬비아 보고타시의 시클로비아와 달리 연북로는 누구나 용이하게 보행과 자전거를 즐길 수 없다. 주변 상가도 없는 휑한 곳에서 걷기의 즐거움이 나오겠냐”고 반문했다.

실제 제주도는 콜롬비아 보고타시의 ‘시클로비아’ 행사를 벤치마킹했다. 보고타시는 7시간 동안 차량을 막고 보행자와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에게만 도로를 개방한다.

보고타시는 심각한 대기질과 높은 교통사고 발생률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을 마련했다. 자가용 의존도를 줄이고, 누구나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제주행동은 “보행과 연결되는 버스와 자전거에 대한 정책이 취약해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는 곳이 제주도다. 이런 상황에서 단 한 번의 행사는 도민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도보로 접근 가능한 공간에서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며 “진정한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의지와 실행력을 보여주라”고 주문했다.

제주도는 예정대로 28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연북로 제주문학관~메가박스 2km 구간 6차선에서 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차 없는 거리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행사 기간 6개 차선 중 3개 차선은 걷기 전용, 2개 차선은 자전거 이용자로 진입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군악대의 연주와 청소년 치어리딩팀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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