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당들, 24일 제주도 내 경찰서에 고발

제주 곳곳에 내걸린 4.3 왜곡 현수막이 훼손된 채 발견된 가운데, 훼손한 당사자가 “4.3유족과 도민이 상처받는 모습을 가만두고 볼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등에 확인한 결과 지난 21일 제주 전역에 내걸린 4.3 왜곡 현수막 80개 중 10여 개가 훼손되거나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현수막은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며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내용으로,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등 보수 정당에 의해 제주 전역 80곳에 내걸렸다.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현수막을 훼손한 당사자’라고 소개한 A씨는 “현수막을 보는 순간 분통이 터졌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가까운 이웃 중 4.3 유족이 있는데 4.3희생자 추념일을 코앞에 두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무척이나 속상해했다. 4월의 제주 하늘에 그런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을 지켜 볼 수 없었다. 4.3유족과 도민이 한 명이라도 덜 상처받도록 현수막을 찢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4.3의 아픈 기억들을 치유하려는 때에 소금을 뿌려대는 나쁜 무리들이 4.3을 조롱하고 있다. 영남동 같이 사라진 마을이 군데군데 있는 제주에 조롱과 함께 상처를 헤집는 걸개들이 펄럭이면 안 된다. 제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고 힘 줘 말했다.
그는 현수막을 훼손할 시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같은 일을 행했다고 했다.
한편 해당 현수막을 게시한 보수 정당들은 24일 제주도 내 경찰서를 찾아 훼손되거나 사라진 현수막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서부경찰서, 서귀포경찰서는 절도와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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