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대졸? 구분할 필요 있나? 일 잘하는데..."
"고졸? 대졸? 구분할 필요 있나? 일 잘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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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학부모들은 유난히 일반계 고교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이른바 인문계고에 진학하지 못하면 학생 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의기소침해질 정도. 하지만 지금은 반듯한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시대. 이런 가운데 제주 특성화고 출신들이 '신의 직장'이라는 공무원, 공기업은 물론 대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특성화고 출신들을 채용한 도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만나 고졸 취업자들의 강점과 발탁 배경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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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법률구조공단 제주지부.
[특성화고, 인재들이 뛴다] (3) 대한법률구조공단 제주지부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 등은 법을 잘 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지만,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있다. 

지난 1972년 대한법률구조협회가 설립됐고, 1986년 12월 ‘법률구조법’이 제정돼 이듬해 지금의 법률구조공단이 발족했다. 

누구든지 법률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법률공단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재판 등 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변호사 선임비용이 따로 드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행정처리 비용 등만 내면 된다. 

대한민국 국민의 하위 약 60%는 법률공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돈 없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실비 정도만 받고 법률 도움을 주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기관 중 하나다. 

제주지부는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법원 근처에 사무실이 있다. 서귀포시민들을 위해 서귀포시청에 서귀포지소 사무실도 마련됐다. 

제주에서 법률공단의 도움을 받는 사람들 상당수는 기초생활 수급자나 농어민이다. 상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을 빼면 약 6시간이지만, 많게는 하루에 50명 이상이 상담을 받는다. 상담받는 농민이 많다보니 사건들도 밭떼기로 농사를 지었는데, 돈을 제대로 못받은 사람, 임금이 체불된 사람 등이다. 

최근에는 제주 땅값이 오르면서 평생 다녔던 도로가 사유지라서 더 이상 다니지 못하게된 사람도 법률공단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며, 토지 경계 분쟁 등 사건도 심심찮게 있다. 

또 가사사건으로 양육비, 이혼소송, 세입, 임차 등 정말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어볼만한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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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보영 대한법률구조공단 제주지부장.
일반 서민들의 법률지킴이 법률공단에는 제주 특성화고 출신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귀포시 중문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한 김소은(20)씨 얘기다. 

기소, 항소, 항고, 상고, 혐의 등 다양한 법률 용어 그리고 길고 긴 이름의 법까지. 

물론 소은씨가 법률공단 소속 변호사나 법무관들처럼 서민들 상담을 맡은 것은 아니다. 법률공단과 관련된 행정 업무 등 다양한 일을 처리하고 있다. 소속 변호사, 법무관 등이 법률 상담과 재판 등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고졸 출신이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법률공단 제주지부는 소은씨 걱정을 안 한다. 

소은씨가 업무에 잘 적응하냐는 물음에 최보영 법률공단 제주지부장은 “고졸? 대졸? 직장생활에 그것이 중요한가? 일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일만 잘하면 고졸이든 대졸이든 상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최 지부장은 “사무실이 달라 자주 보지 못하지만, 솔직한 모습을 보인다. 또 잘 웃고, 긍정적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데, 밝은 모습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소은씨는 스스로 하는 일에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제주지부 차원에서는 고졸 출신을 처음 뽑은 사례인데,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최 지부장은 “직장 생활에 고졸이냐, 대졸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일을 열심히 할 의지가 있고, 직업에 재미를 느끼고, 열심히 일하는 자세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굳이 고졸, 대졸이란 말로 사람들을 나눌 필요가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같지만, 법률공단 제주지부 지부장으로서, 리더로서, 인사담당자로서의 말 한마디는 더 크게 와 닿았다.

그는 “물론 법률용어를 어려워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도 완전히 알지 못한다. 모르는 것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나중에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아닌가. 소은씨는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서귀포지소에서 일하는 소은씨는 후배들에게 “성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각 없이 출근하고, 퇴근해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소은씨는 “처음에 용어들이 어려웠지만, 일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실수할까봐 너무 긴장해서 오히려 실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직원들이 실수에 대해 화내는 것이 아니라 ‘다음부터 실수 안하면 되지’라고 응원해줬다. 직원들 덕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하다 보니 느낀 것은 고졸, 대졸이 아니라 눈치(?)라고 해야할까? 성실함이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성실하게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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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대한법률구조공단 제주지부에 입사한 김소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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