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둘러보겠다” 의사 관심↑, 수차례 좌초 끝 이번엔 문 열 수 있을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민관협력의원.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민관협력의원. ⓒ제주의소리

늦은 밤과 휴일, 의료취약지의 진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된 전국 최초 제주 민관협력의원이 재공고를 앞두고 운영시간 조건을 완화하는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휴일 관계없이 365일, 매일 밤 10시까지 진료해야 하는 조건을 의료 안전망 구축이라는 기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완화, 의료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관련해 재공고를 앞둔 상황에서 예비 입찰자인 의사들이 현장방문 의향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15일부터 3월 3일까지 이뤄진 최초 공고 이후 1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한 탓에 최근 제주특별자치도는 민관협력의원 운영시간 완화 방안을 적극 논의 중이다.

최초 개찰이 이뤄진 2023년 3월 6일 이후 총 4차례 공고 끝 첫 번째 낙찰자가 등장할 때까지 약 5개월간 민관협력의원은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차례 조건을 완화했다.

공고에 앞서 ‘제주특별자치도 공유재산 관리 조례’까지 개정해 공유재산인 건물과 부지 사용료를 대폭 감면하기도 했다. 

진료 준비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개원 시점을 계약일로부터 45일 이내로 완화하고 365일, 밤 10시까지 진료 조건을 개원 후 3개월간 유예키로 했다. 

또 건강검진 기관 지정도 개원 후 6개월간 유예토록 해 준비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줬다. 진료팀의 경우 내과나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지자 중 1명을 포함해 의사 2~3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리도록 했지만, 전문의 자격 소지 의사 1명으로도 개원할 수 있게 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민관협력약국과 민관협력의원.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민관협력약국과 민관협력의원. ⓒ제주의소리

조건을 완화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낙찰자가 선정, 리모델링까지 거친 끝에 드디어 개원하나 싶었던 민관협력의원은 계약자가 기존 병원 인수인계 문제로 포기서를 제출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해당 의사는 계속해서 민관협력의원 운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병원 문제로 결국 지난달 23일 서귀포시에 계약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염없이 개원을 기다리던 민관협력약국 역시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이에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의사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인 점을 고려, 민관협력의원의 성공을 위해 운영시간 조건을 손보게 됐다. 최종 결정을 앞둔 상황으로 전해졌으며, 영업종료 시간이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3월 내 재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관협력의원 현장을 둘러보고 싶다는 의사들이 있어 만나보기로 했다”며 “최종 확정 전이지만 운영시간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등 개원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민관협력의원은 2020년부터 추진된 의료지원 사업으로 행정이 건물과 의료장비를 지원하고 민간 의료진이 운영하는 방식이다. 서귀포시는 대정읍 상모리 3679번지 일대 4885㎡ 부지에 연면적 885㎡의 의원동과 81㎡ 면적의 약국동을 지었다.

민관협력의원은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한 ‘2022년 정부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15위를 차지, 입상하기도 했다.  민관협력으로 읍면지역 의료취약지 주민들이 365일 진료 혜택을 받도록 하기 위한 전국 최초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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